아이스크림 기원과 만년설
아이스크림이 탄생한 배경에는 만년설(萬年雪)이 얽혀 있다.
아이스크림 유래와 관련해서 많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지만 로마의 황제였던 네로가 채취해온 만년설과 과일 등을 섞어 먹었던 것이 아이스크림의 기원이라는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이 만년설과 관련해서는 네로황제 얘기 말고도 다른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 이탈리아 남부의 시칠리아 섬에 있는 팔레르모라는 도시는 한 때는 아랍의 통치를 받으면서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는데, 이 당시 이곳으로 유입된 아랍의 음료인 '사르바트(sharbat)'를 도시 근처에 위치한 에트나 산 꼭대기의 만년설로 얼려 먹었다는 것이 아이스크림의 기원이라는 것이다. 이 외에도 아랍인들이 인공 냉동기술을 발명했다거나 또는 마르코 폴로가 활동하던 이전에 중국에서 관련 기술을 들여 왔다는 여러 주장들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얘기들은 단시 야사(野史)에 지나지 않는다.
얼리는 방법
우선은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지는 과학적 원리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지는 기본적인 원리는 흡열효과이다. 이 흡혈효과는 얼음에 소금을 뿌리게 되면 그 녹는점이 낮아지면서 둘의 혼합물이 물의 어는점보다 더 차가운 곤죽 상태가 되면서 열전도를 통해 다른 액체를 얼리는 것을 말한다. 이는 오늘날의 인공 냉동 기술의 원시적인 형태로 볼 수 있다. 이런 흡열효과에 대해 언급한 가장 오래된 문서는 고대 인도의 설화집인 [판차탄트라]가 있다. 하지만 이 흡열효과를 오늘날 아이스크림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셔벗(Sherbet, 프랑스어로는 '소르베')이나 '그라니타(granita)'에 활용했다는 기록은 1600년대 후반이나 1700년대 초가 되어야 접할 수 있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된 네로 황제나 만년설과는 다소 거리가 먼 얘기이다.
최근들어서는 가정용 아이스크림 제조기에도 온도를 낮추기 위한 콤프레서가 달려 있는 경우가 많고, 또 원시적인 형태이기는 하지만 냉매가 들어 있는 통 속에 아이스크림 베이스를 넣은 채 전기로 돌리는 방식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나무 들통에 얼음을 담고 그 위에 소금을 뿌려 흡열효과를 일으켜서 손으로 돌려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구형 제조기가 나오고 있다. 1870년대에는 독일의 엔지니어인 카를 폰 린데가 냉동 기술을 개발해서 얼음 저장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면서 대량 생산의 기반을 마련했고, 1926년에는 냉동고가 등장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생산 공정에 돌입할 수 있었다.
아이스크림의 핵심
무엇보다도 아이스크림이 맛있으려면 부드러움이 제일의 조건이다. 아이스크림이 탄생하면서부터 이 부드러움을 추구하기 위해 많은 과정이 있었다. 첫 번째로는 재료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우유크림이 더해지면서 아이스크림은 그 부드러움이 획기적으로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그 덕분에 이름도 오늘날의 아이스크림이 되었다.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베이스(base)'를 만들어야 한다. 크림과 우유, 설탕 등을 섞으면 점도가 높아지면서 걸쭉한 액체가 되는데, 이를 얼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저으면서 공기를 주입하게 되면 부피가 늘어나면서 조직이 한층 더 부드러워진다. 아이스크림에 계란이 포함되느냐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크림과 우유만을 주원료로 하는 아이스크림을 '필라델피아 스타일'로 분류한다. 여기에 계란 노른자가 더해지면 '커스터드(Custard)'가 되고 이를 바탕으로 제조되는 아이스크림은 프랑스 스타일로 분류된다.
부드러움을 추구하기 위한 두번 째 발달사는 제조 기술의 역사로 분류된다. 보통 아이스크림 베이스는 어는 과정을 통해서 얼음 결정이 형성되는데 이 결정의 크기가 곧 식감 즉, 부드러움을 결정한다. 결정의 크기 작을수록 부드러워지기 때문에 이 결정을 절대 키우면 안된다. 한편 설탕은 소금처럼 흡열과정을 발생시키는 또 다른 재료인데 이는 설탕이 베이스의 어는점을 낮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통은 베이스에서 최대 5분의 1에 이르는 수분이 설탕 때문에 최저 영하 18도에서도 얼지 않게 된다. 이렇게 얼지 않은 나머지 수분이 제조과정에서 베이스에 주입되는 공기와 함께 아이스크림 조직 전체를 느슨하게 엮어 주면서 부드러운 맛을 내도록 도와준다.
이 외에도 원액대 공기의 비율도 부드러움에 한몫 한다. 이런 비율을 '오버런'이라고 부르는데 표기는 백분율로 한다. 따라서 오버런이 100%라는 것은 원액과 공기의 비율이 1:1이라는 것을 뜻한다. 이 오버런 수치가 높을수록 좋을 것 같지만 결국 더 많은 공기를 흡입하는 셈이니 부드럽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오버런 수치가 높은 아이스크림은 비교적 빨리 녹기때문에 그만큼 맛의 여운 또한 짧은 것이 특징이다.
제조과정
아이스크림 제조는 일반적으로 3단계로 나눠지는데, 가장 1단계가 베이스를 만드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는 각종 재료를 혼합해서 일정온도로 익힌 뒤 세균이 번식하지 않도록 온도를 재빨리 낮춘다. 이후에는 이 베이스를 회전과 냉각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제조기에 넣는다. 이 과정은 보통 30분 내외가 소요되는데, 이 과정까지 거친 아이스크림은 완전 냉동 과정을 마지막으로 거쳐야 한다. 이는 아이스크림에 부드러움을 더하기 위한 과정이다.
아이스크림은 식감이나 조직 상태에 따라 그 상품성이 결정되기 때문에 첨가제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이 첨가제 중에는 '검'으로 끝나는 첨가제들이 있다. 보통 이러한 '검'들을 통칭해서 '증점제'라고 부르는데 이 재료는 아이스크림의 식감도 향상시키고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온도 변화 등에 조직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보관 및 음미 요령
아이스크림은 너무 차가우면 혀가 마비되면서 맛을 음미하기 어렵다. 따라서 냉동실에서 잠시 꺼내 두었다가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이는 또한 온도증가에 따른 수분의 액체화로 부드러움이 배가시킬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아이스크림은 잘 보관하는 것도 중요한데, 보통 가정용 냉장고의 냉동실은 보관에 이상적인 공간은 아니다. 왜냐하면 냉동실 특유의 냄새가 아이스크림에 배거나 먹다 남은 부분이 마르면서 성에가 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아이스크림을 떠낸 부분에 플라스틱 랩을 붙여서 보관하면 막을 수 있다.
최근의 제조 경향
최근에는 아이스크림 제조의 두 가지 경향이 있는데, 하나는 액체 질소다. 이 액체 질소가 사용됨에 따라 어는점이 영하 210도로 아주 낮기 때문에 초급속 냉각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얼음 결정이 커질 시간조차 없으므로 한층 더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을 맛 볼 수 있다. 또 온도가 매우 낮은 때문에 재냉각 과정을 별도로 거칠 필요가 없어서 즉석에서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또 스위스 출신의 엔지니어인 빌헬름 모러가 파코젯이라는 기계를 발명했는데, 이 파코젯을 이용한 아이스크림 제조의 기본 원리는 일종의 갈아내기이다. 아주 단단하게 얼린 원액을 초고속으로 회전하는 칼날이 초미세입자로 갈아냄으로써 한층 더 부드러우면서도 밀도가 높은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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