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이유
물과 기름은 서로 섞이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라도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정확한 원인을 설명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화학적으로 설명하면 극성 분자와 비극성(무극성) 분자는 섞이지 않기 때문에 물과 기름은 서로 섞일 수가 없다.
기름은 주로 탄소와 수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탄소와 수소는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서로 비슷하다. 이 때문에 기름 분자에는 전자가 고르게 분산되어 있고 이로 인해서 양전하를 띠는 +극과 음전하를 띠고 있는 부분인 -극이 별도로 나눠지지 않는 비극성 분자에 속한다.
이에 반해 물을 구성하고 있는 산소와 수소원자는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의 크기가 서로 차이가 난다. 즉 산소가 수소에 비해 전자를 끌어 당기는 힘이 더 세기 때문에 산소쪽이 -극이 되고 힘이 약한 수소쪽이 +극이 된다. 이로 인해서 물 분자에는 두 개의 극이 존재하는 극성분자가 된다.
물은 극성분자이고 기름은 비극성분자이기 때문에 만약 두 분자가 가까이 있더라도 서로를 잡아당기는 전기적인 힘의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에 두 물질은 서로 섞이지 않고 단지 물은 물끼리, 기름은 기름끼리 붙게 된다.
계면활성제는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이지 않는 두 물질의 경계를 무너뜨려 서로 섞이게 하는 물질이다. 계면활성제의 대표적인 예로는 비누가 있다. 이 비누를 사용하게 되면 물로 제거되지 않던 기름때를 제거할 수 있다.
비누가 만들어지는 원리
동물성기름이나 식물성기름과 수산화나트륨 또는 수산화칼륨을 섞은채 가열하면 비누가 만들어지는데 이를 비누화반응이라고 한다.
비누를 만들 때는 강염기인 수산화나트륨과 수산화칼륨의 함량을 정확하게 지켜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세탁비누의 경우, 세척력을 높이기 위해 강염기의 함량이 매우 높은 편인데, 염기는 사람의 피부에 좋지가 않다. 따라서 화장비누는 만들 때 피부에 대한 자극을 줄이기 위해 산성 물질을 첨가하거나 비교적 약한 염기를 첨가한다.
비누가 물에 들어가서 기름때와 만나게 되면 동그란 모양의 마이셀을 형성한다. 가운데 기름때를 비누의 막대기처럼 생긴 친유성기(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비극성 부분)가 둘러싸면서 -전하를 띤 친수성의 동그란 머리 부분이 물과 섞여서 안정한 상태가 된다.
비누는 세포막과 비슷하다
인지질은 인(P)이라는 원소가 포함된 지질(지방)을 말한다. 이 물질은 음전하를 띠는 인산기를 가진 극성(물과 친한 친수성)머리 부분과 탄소와 수소 사슬로 구성된 두 개의 비극성(기름과 친한 친유성) 꼬리 부분을 가진 분자이다. 구조는 비누와 거의 유사하다.
이러한 인지질은 우리 몸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만약 한 겹만으로 존재하게 되면 비극성꼬리 부분이 물과 섞이기 어려워지면서 세포막의 기능을 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인지질은 기름 성분인 지질이 서로 마주보는 이중층의 막 구조를 띠면서 안정하게 세포를 둘러싸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뜨거운 물에 세제를 넣고 빨래를 삶아도 되나
비누가 가진 문제점으로는 비누의 음전하를 띠는 극성머리 부분이 센물의 칼슘이온이나 마그네슘 이온과 만나면 침전이 형성되어 세척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목욕할 때 사용하는 비누도 센물에서는 침전을 형성해서 몸이 깨끗하게 씻겨지지 않는다. 이런 비누가 가진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극성머리 부분을 구성하는 원자를 다르게 해서 만든 물질이 바로 합성세제다.
합성세제는 비누와 거의 비슷한 분자 구조를 갖고 동일한 작용을 하지만, 센물에서 침전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비누와 다른 점이다.
이런 합성세제 중에서 초기에 만들어진 ABS 세제는 형태가 긴 사슬에 가지가 많이 붙어 있는 구조였다. 이에 따라 이 세제는 자연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강이나 바다 위에 많은 거품을 만들어내면서 수중생물을 질식케 하는 원인이 되었다. 하지만 최근에 제조되는 합성세제는 그런 문제점을 보완한 LAS세제로 센물에서의 세척력도 좋고 자연상태에서도 분해가 잘 된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의문이 하나 있다. 이러한 합성세제가 모두 뜨거운 물에서 가열할 때에는 과연 어떤 작용을 하는가이다.
대부분의 세제는 세탁기에서 사용되는 찬물에서 최고 약 60도 정도의 물로 세척을 하는 것을 기준으로 세척력과 잔류량 및 여러 부분에 대한 실험과 테스트를 거쳐서 생산된다. 세제에는 계면활성제 외에도 여러 화학물질이 포함된다. 이렇게 다양한 화학 물질로 구성된 세제를 100도 이상의 고온에 삶아서 사용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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