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사람들의 식탁에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바로 ‘빵’이다. 큼직한 덩어리의 빵을 손으로 찢은 뒤 버터를 발라 먹기도 하며, 바삭하게 구워진 토스트 위에 잼을 발라 먹는 모습은 서양인들의 식문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러나 쌀을 주식으로 소비하는 우리 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빵 중심의 식문화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더이상 빵은 서구 식생활의 전유물이 아닌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일상식으로 빵을 즐겨 먹게 되었으며, 다양한 종류의 빵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우리 일상에서도 친근한 존재가 되었다. 특히 막 구워낸 향긋한 빵에서 흘러나오는 향기는 가만히 맡고 있는 것만으로도 배가 고파지게 한다.
정의
빵은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여 물을 섞어 발효시킨 뒤 오븐에서 구워낸 것을 지칭한다. 여기에 밀가루, 소금, 물, 이스트, 유제품류를 첨가하여 반죽을 배합하며 견과류나 건과일 등을 첨가하기도 한다. 빵은 독일어로 Brot, 영어로 Bread, 네덜란드어로는 Brood라고 불리는데 Bread, Brot, Brood의 어원은 고대 튜튼어인 Braudz(조각)에서 유래된 것이다. 또한 프랑스어 Pain, 스페인어 pan, 포르투갈어 pão 는 그리스 어인 pa, 라틴어인 panis에서 기원하였다.
역사
빵의 시작은 무려 6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만큼 오래되었다. 성경책에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라고 쓰인 구절을 통해 우리는 성서가 쓰이기 이전부터 빵이 존재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초기 인류는 채취한 곡류들을 곱게 갈아서 미음으로 만들어 먹었다. 이후 죽은 납작한 무발효 빵이 되었고 이후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빵의 모양으로 변화되었다. 결국 수렵 문화에서 농경 사회로 접어들면서부터 자연스레 빵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전파
빵의 주재료는 밀이다. 밀의 원산지는 트랜스코카서스, 터키를 비롯한 그 인근 국가였다. 처음 이 지역에서 생산되던 밀은 서남 아시아의 고원을 거쳐 이집트로 전달되게 된다. 이집트로 건너온 밀은 발효의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의 모습에 가까운 빵이 되었으며, 기원전 800년경 로마로 전파되었다. 로마에서도 제빵 기술은 크게 인기를 얻었는데, 이후 로마가 멸망하고 기독교가 유럽 전역으로 전파되면서부터 제빵 기술 또한 유럽 각지로 퍼졌다. 이후 로마사람들의 자치 단체인 ‘길드’를 통해 제빵업이 크게 번성하게 되며, 국가의 엄격한 품질 관리를 통해 양질의 빵을 생산해 낼 수 있었다. 로마시대 들어서면서 밀가루는 가축을 이용한 회전식 제분법을 통해 생산되었으며, 특히 말을 이용하여 원통형의 통에 재료를 넣어 혼합하는 기계식 반죽법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제빵 기술은 상당히 고급 기술로, 빵은 귀족이나 상류층들만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르네상스 시대에 접어들면서부터 비로소 빵은 유럽인들의 삶 속으로 들어왔다. 17세기 후반에 빵을 부풀리는 효모균이 발견되었고, 19세기에 이르러서야 프랑스의 파스퇴르(L.Pasteur)가 효모의 작용을 설명하고 효모를 쉽게 배양할 수 있는 이스트를 만들어 냄으로써 빵은 비로소 대중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 된다.
한국으로의 전파
수많은 외국 문물들이 전파되던 1890년대경, 외국 선교사들에 의해 정동구락부에서 ‘면포’라고 하는 빵과 ‘설고’라는 카스텔라가 만들어졌는데 이것이 한국에서의 빵의 시초였다. 6.25 전쟁 이후 밀의 수입으로 수많은 소규모 제과점들이 생겨났으며, 1960년대 접어들면서부터는 빵을 대규모로 생산하기 시작하는 업체도 생겼다. 이때부터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빵이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이후 1990년대를 지나면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속속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고,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디저트를 전문으로 하는 곳들도 번성하기 시작하였다.
영양
빵에는 많은 양의 탄수화물이 포함되어 있으며 빵에 포함되어 있는 탄수화물의 대부분은 밀에서 추출된 것이다. 빵에서 흡수된 당분에는 저분자 탄수화물이 있기 때문에 천천히 분해되면서 인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또한 전분이 많은 음식은 적당한 양의 인슐린과 혈당량을 제공하며 포만감을 오랫동안 지속하게 해준다. 빵에는 육류에 버금가는 단백질이 들어있는데 밀이나 호밀에 들어 있는 식물성 단백질에는 동물성 단백질과 달리 지방의 신진대사를 방해하는 콜레스테롤이 없다. 최근 들어 등장하는 통밀빵과 호밀빵 같은 건강한 빵들은 풍부한 섬유질과 무기질을 포함하고 있다. 흰색 빵보다는 상대적으로 색이 어두운 빵에 더 많은 섬유질이 들어있는데, 보통 야채가 1~3%, 흰 밀에 3~4%, 호밀에는 7~9% 정도의 섬유질이 있다.
베이글과 같이 밀가루와, 물, 소금으로만 만든 빵은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빵에 잼이나 버터를 바를 경우 영양소의 균형이 깨지면서 열량 또한 상당히 늘어나게 된다. 또한 빵을 만드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당분과 유지방은 과한 열량을 유발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빵을 먹을 때에는 한 번에 적당한 양을 먹는 것이 필요하며 곁들여 먹는 버터와 잼 등도 적당하게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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