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한 파도가 밀려오는 장면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예전에는 조금씩 다른 수십 장의 그림을 빠르게 돌려 표현했다. 그러나 지금은 파도의 움직임을 방정식으로 만들어 파도 영상을 만든다. 미분을 이용해 움직이는 그림을 편하게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분의 쓰임은 그림 말고도 무수히 많다. 생활 곳곳에서 우리는 미분의 덕을 보고 있다.
1. 모든 것은 움직인다
잠시 눈을 돌려 살펴보자.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모든 것이 움직인다. 그리고 변한다. 식물과 동물은 태어나고 성장하다가 죽는다. 날씨도 변하고 계절도 변한다. 움직이지 않는 것 같은 거대한 빌딩도 초속 약 30km의 속도로 태양을 도는 지구 위에 있으므로 사실은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자연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사회도 움직인다. 사회 제도도 변하고 경제 상황도 변하고 인구도 변한다. 미분은 이처럼 움직이는 대상을 다룬다. 반면 적분은 도형의 넓이, 부피와 같이 움직이지 않는 대상을 다룬다. 미적분은 17세기에 뉴턴(Isaac Newton, 1642~1727)과 라이프니츠(Gottfried Wilhelm von Leibniz, 1646~1716)에 의해 완성됐다.
하지만 적분은 기원전부터 아이디어가 알려져 있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움직이고 변하는데, 움직이는 대상을 연구하는 것이 왜 이렇게 늦어진 걸까?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어떤 사람의 키를 재려고 한다. 가만히 멈추어 있을 때 재는 것과 움직이고 있을 때 재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쉬울까? 움직일 때 재는 것이 훨씬 어렵다. 미분과 적분도 비슷했다. 움직이는 대상을 연구하는 미분은 17세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시작됐다.
2. 적분은 잘라 나누고 더하기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의 안티폰은 원에 내접하는 정사각형을 그린 뒤, 정팔각형, 정십육각형 등 계속 변의 개수를 두 배씩 늘려나가면 원의 넓이와 똑같은 다각형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사람들은 안티폰의 생각을 비판하기도 했지만 이 아이디어는 약 200년 뒤 아르키메데스(Archimedes, BC 287?~BC 212)에 의해 적분의 시작으로 인정됐다.
아르키메데스는 포물선과 같이 곡선으로 이뤄진 영역의 넓이를 구하는 방법을 알아 냈다. 구할 수 있는 삼각형으로 나눠 넓이를 구하는 방법이다. 먼저 포물선으로 이뤄진 부분의 양쪽 끝점과 가운데 점을 이어 삼각형을 만든다. 그런 다음 남은 두 부분에서도 삼각형을 만든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포물선으로 둘러싸인 부분의 넓이는 무수히 많은 삼각형의 넓이를 더해 구할 수 있다. 이처럼 적분은 넓이를 구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이 적분은 17세기 초 케플러(Johannes Kepler, 1571~1630)에 의해 다시 나타났다. 케플러가 살던 때 포도주의 가격은 포도주 통 안에 막대를 넣어 포도주가 채워져 있는 높이를 재서 결정했다. 그런데 이 방법에는 문제가 있었다. 포도주를 담는 통이 배가 볼록한 모양이기 때문에 담겨져 있는 포도주의 높이와 양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막대로 잰 높이가 통의 1/4이라면 가격은 가득 찬 경우의 1/4이지만 통은 아래로 갈수록 좁아져 실제 포도주의 양은 통의 1/4 보다는 적다. 그래서 케플러는 어떻게 볼록한 모양의 부피를 구할지 고민했다.
정확한 포도주 통의 부피를 구하기 위해 케플러는 포도주 통을 무수히 많은 얇은 원기둥으로 잘랐다. 그런 다음 무수히 많은 원기둥의 부피를 더한다.
3.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미적분
그렇다면 미적분은 누가 발견했을까? 오래 전부터 있었던 적분 아이디어와 움직임을 연구하는 미분이 만나 미적분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탄생했다. 미적분을 발견한 사람으로는 영국의 뉴턴과 독일의 라이프니츠가 동시에 거론된다.
뉴턴은 1665년부터 자신이 만든 유율법이라고 이름 붙인 미적분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 케플러의 제2법칙과 제3법칙을 증명하는 과정에서 만유인력의 법칙을 확인했다. 행성의 움직임과 같은 물리 현상 연구에 미적분을 이용한 것이다.
한편 이보다 약간 늦은 1673년과 1676년 사이에 독일의 법률가이자 수학자인 라이프니츠도 미적분을 발견했다. 뉴턴이 운동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미적분법을 발견했다면 라이프니츠는 곡선의 접선 또는 극대와 극소를 찾는 과정에서 미적분을 발견했다.
라이프니츠가 발견한 미분을 이해하기 위해 포탄을 쏘아 올려 보자. 그리고 포탄이 그리는 곡선의 두 지점을 지나는 직선을 생각하자. 두 지점의 거리를 매우 짧게 하면 직선은 포탄이 날아가는 방향을 나타낸다. 이 직선이 수평과 평행한 곳에서 포탄의 높이가 가장 높고 이후 점점 떨어진다. 따라서 이 직선이 수평으로 된 곳을 찾기만 하면 포탄의 최고 높이를 구할 수 있다.
여기서 두 점 사이의 거리를 점점 0에 가깝게 하면 직선은 사실상 곡선과 한 점에서 만난다. 이것을 접선이라고 한다. 접선이 수평인 곳에서 곡선은 그 근처에서 가장 큰 값 또는 작은 값을 갖는다. 이것을 극댓값 또는 극솟값이라고 한다. 라이프니츠는 이와 같은 곡선에 접선을 그리고, 함수의 극대와 극소를 찾는 문제를 이어받아 미적분으로 체계화 했다.
4. 미분과 적분의 관계
사실 미분과 적분은 각각이 갖는 의미도 중요하지만 둘 사이의 관계도 중요하다. 곡선에 접선을 긋는 문제로부터 발달한 미분과 곡선으로 둘러싸인 부분의 넓이를 구하는 것에서 시작한 적분은 마치 덧셈과 뺄셈 같은 관계가 있다. 5를 더한 뒤 5를 빼면 아무 변화가 없다. 덧셈과 뺄셈은 역연산 관계기 때문이다. 마치 문을 열었다가 다시 닫으면 원래 모습이 되는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미분과 적분도 역연산 관계다. 어떤 함수를 적분한 뒤 미분하면 본래 함수로 되돌아 온다.
비슷한 시기에 서로 다른 두 나라에서 미적분을 발견했다는 점은 신기한 일이다. 그래서 오랜 기간 동안 미적분 발견의 주인공을 두고 영국과 독일이 대립했고, 학자들 사이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
미적분을 먼저 발견하고 역학에 이용한 사람은 뉴턴이지만 불행히도 뉴턴은 이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늦게 발견했지만 발표가 앞선 라이프니츠와 공방을 벌이게 된 것이다. 지금은 뉴턴과 라이프니츠를 모두 미적분의 창시자로 모두 인정하고 있는데, 현재 쓰이고 있는 미적분 기호는 라이프니츠가 만든 것이다.
수학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으로 보아도 부족하지 않은 미적분의 발견으로, 고등 수학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미적분은 변화를 해석하는 강력한 무기로 우리 생활을 발전하는데 무한히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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